네이버페이와 BC카드가 해외결제 관련 협력하게 된 당위성
김경민(카페24 Business Analyst)
들어가면서
최근 비즈니스 현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은 ‘협력과 공생’이다. 코로나 및 이전의 저금리 시기에는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가 최고가 되기 위해서, 막대한 투자를 받으면서 협력보다는 직접 사업 및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경쟁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다가온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은 많은 기업들이 무리한 투자를 통한 직접 경쟁보다는 적절한 파트너를 찾아서 협력하고 비용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어지고 있다. D2C를 한다던 나이키도 도매업체와 협력을 다시 강화하고 있고, 미국 내 리테일 1,2위의 쇼피파이와 아마존은 서로 협력하는 방향을 찾았다.
국내 금융 업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플랫폼을 통해 많은 사용자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는 핀테크 업체들이 기존 금융사들을 통한 협력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무리해서 직접하는 것보다 이미 인프라나 노하우가 잘 갖춰진 기존의 금융사와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일 것이다.
국내 최고의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가 BC카드와 협력하게 된 것도 맥락이 닿아있다. BC카드가 네이버페이,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과 함께 ‘네이버페이 해외 QR 현장결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네이버페이 고객은 중국, 일본을 시작으로 연내 수십 여 국가 내 모든 유니온페이 QR결제 가맹점에서 QR코드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및 머니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네이버페이와 BC카드의 협력 배경
그렇다면 네이버페이는 왜 BC카드와 협력할 수밖에 없었을까? 여기에는 BC카드가 구축한 인프라, 신뢰 등 여러가지 유무형의 자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BC카드의 결제 인프라, 특히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을 고민했던 BC카드의 선제적인 EMV 규격 도입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EMV는 Europay, Mastercard, Visa의 약어로, 카드 결제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금융 카드의 표준 보안 기술이다. EMV 규격은 카드사와 상점 간에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거래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 규격이 가지는 장점은 크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국제적인 카드 결제 시스템 간의 호환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국제 여행객 및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해외 결제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페이의 효용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EMV규격을 통해서 거래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책임이 명확하게 분산될 수 있다. 소비자는 카드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개인 식별번호 등을 안전하게 관리하게 된다. 그러면 카드사는 관련 카드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거래를 승인한다. 이렇게 책임이 분산되면서, 이해관계자 사이의 분쟁이 줄어들고, 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MV는 전통적인 자기 스트라이프 카드 대신에 칩이 내장된 카드를 사용하며, 이 칩은 카드에 저장된 정보를 암호화하고 보호한다. 자기 스트라이프 카드의 경우, 정보가 간단하게 읽혀질 수 있는데 비해 칩 카드는 데이터를 암호화하기 때문에 해킹이나 데이터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매 거래마다 동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거래를 승인하며, 이는 스턱이 된 데이터를 복제하는 것을 피하고 사기 거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카드 확인 (Card Verification) 단계에서 카드 소지자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서명, PIN, 또는 생체 인식 (지문 또는 얼굴 인식)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QR코드와 EMV의 만남
이처럼 EMV 규격은 글로벌 시장 진출로의 효용과 안정성 측면에서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QR결제의 효용을 높여줄 것이다. QR 코드는 정보를 빠르게 스캔하고 읽을 수 있다.
카메라로 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링크, 연락처, 결제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에 즉시 액세스할 수 있어서, 소비자와 비즈니스간 상호작용을 단순화 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 표준화되어 있어, 다양한 제조업체, 개발자 및 플랫폼에서 사용하기 용이하다.
이러한 이유로 QR 코드는 현대 디지털 시대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다만, 이런 QR 코드의 문제점 중 하나로 보안성이 지적되어왔는데, 이런 문제점이 EMV 규격과 결합되면서, 그 효용성을 더욱 높여줄 수 있다.
BC카드는 이런 상황을 비교적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2018년에 EMV규격을 도입한 모바일 페이북을 통해서, GS25, 롯데마트, 스타벅스 등 당시 전국 18만여개 가맹점에서 QR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QR 결제를 활성화하면 중국, 홍콩 등에서 현금, 카드 없이 QR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오래전부터 노하우를 쌓아온 BC카드가 네이버페이의 파트너가 된 것은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앞으로 간편결제 네이버페이와 BC카드가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