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MyData) 활성화를 위한 제언
2022.11.04

| 마이데이터(MyData)를 위한 변명과 제언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은 특히 우리 개인들의 데이터를 적절히 관리하고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 우리에 대한 데이터를 독점해 왔다. 말이 우리에 대한 데이터이지 정작 우리는 통제할 수 없었다. 개인은 일부 정보에 대해 고지를 받긴 하지만, 누가 데이터를 받고, 어떤 데이터가 이전되며,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해 ‘관여’하지 못해 왔다.  

마이데이터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려는 ‘시대적인’ 움직임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미국의 Blue Button, Green Button, mint.com, Yodlee, Credit Karma, 영국의 Digi.me, 중국의 Ping An Insurance 등 서비스가 존재하여, 흩어져 있는 나의 금융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8월 데이터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신용정보법을 개정하면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도 흩어져 있는 나의 금융 데이터를 일부 핀테크 기업들이 찾아 주는 서비스가 있었지만, 한국은 본격적으로 정부의 허가를 통해 2022년 1월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의 마이데이터는 개인들이 자신들의 정보 권리를 스스로 행사할 수 있게 하고, 한편으로는 데이터산업을 활성화시키려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상반기 현재 59개가 허가를 받았고, 불과 7개월만에 누적가입자수 4400만명이 넘었는데, BC카드도 중요한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마이데이터가 정말로 활성화되려면 아직까지 장애물이 많은 것 같다. 우선은 소비자 입장에서 마이데이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즉,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마이데이터는 기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핸드폰 앱에 한 코너를 차지하는 서비스인데 마이데이터, MY자산 등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당초 목표는 첫째, 본인계좌정보 통합조회, 즉 은행, 카드, 보험, 증권, 통신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금융정보를 일괄 수집하여 고객이 알기 쉽게 통합하여 제공하며, 둘째, 금융상품 추천 및 재무 컨설팅 등, 즉 개인의 현재 신용 및 재무 현황 하에서 이용 가능한 금융상품 목록을 제시하고, 상품별 가격 및 혜택을 상세 비교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금융 상품 추천 및 재무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여러가지 다른 이슈 때문에 잘 작동이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그 존재를 알지 못하게 되고, 사업자는 많은 돈을 들였지만 마이데이터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어떤 사람들은 마이데이터는 ‘별 게 없다’고 전망하는 것 같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논문을 위해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소비자들은 이 서비스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응답했다. 즉, 주인-대리인 이론에 기초해 마이데이터 서비스 사용에서 어떤 점에 불확실성을 느끼는지 물어 보니, 소비자는 서비스 사업자가 필요 이상으로 나의 데이터를 과다 수집하지는 않을까, 나를 계속 주시하면서(프로파일링) 나를 추적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도의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어떤 사업자인지 잘 모르는 불안함도 서비스에 대한 불확실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었다. 더군다나 정부가 허가해 주었고 여러 인증을 받았다는 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도의 긍정적인 영향은 주지 못하고 있었다. 

확실히 작년에 비해서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관심이 떨어진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은행 및 카드회사들에 이어 통신사들이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고, 증권회사 등까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정부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결국 마이데이터에 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공공에 흩어져 있는 나의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게 해 주고, 민간의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활용하여 데이터의 범위를 더 확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라는 이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실질적인 모양을 갖추고 있다. 이제 의료 및 통신 데이터만 연결되면 어느 순간 마이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연결되고 기대하던 탁월한 서비스가 터져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때 BC카드 등 국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어야 할까?  소비자들이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다는 부분을 보여 주어야 한다. 마이데이터는 소비자들이 자신에 관한 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내어 놓아야 작동되는 구조이다.  소비자들은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이 과연 제대로 되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기서부터 불안감을 느끼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해서까지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 

결국 ① 데이터를 제공한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② 신뢰가 쌓이고 ③ 개인은 데이터를 점점 더 내 놓고 ④ 그 데이터의 범위가 공공, 의료 등까지 늘어남으로써 ⑤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선순환 생태계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소비자의 데이터 권리를 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상식을 넘어서 소비자의 신용정보를 과다 수집하지 않는다는 신뢰, 고객이 원하지 않는데 상식 밖의 추적을 하지 않는다는 신뢰, 내가 제공한 수많은 데이터를 오용 및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마이데이터의 방향은 잡혀가고 결국 폭발적인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뢰는 그때 가서 갑자기 쌓여지지 않는다. 결국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데이터 사업자가 되려면 이 신뢰를 쌓으면서 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당장의 일희일비 보다는 긴 호흡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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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관
법무법인 율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치며 방송 및 통신 정책과 관련된 전문 실무 경험을 축적하고, 미래전파공학연구소에서 ICT정책연구실장을 역임했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영국 City University, Westminster University 에서 각각 커뮤니케이션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마이데이터 분야와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호서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