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는 금융, 그래도 콘텐츠 기반 필터링이 가치 있는 이유
2025.03.24

추천하는 금융, 그래도 콘텐츠 기반 필터링이 가치 있는 이유

by 김준회(BC카드 카드사업기획팀)


비대면 금융 상품 추천의 가속화


‘아는 와이프’, ‘사랑의 이해’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은행 직원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에서 일 잘하는 은행 창구 직원을 묘사할 때, 가장 자주 활용하는 클리셰는 ‘영업을 잘하는 직원’, ‘진상고객을 잘 처리하는 직원’입니다. 비즈니스에서 세일즈, 고객관리(CS)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창구 직원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아는 것처럼 핀테크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은행을 포함한 많은 금융권에서는 비대면을 활용한 서비스가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를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확인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4대 시중은행에서 비대면 금융 상품의 판매 비중이 80~90%까지 증가한 곳도 존재했습니다.1)

<표 - 4대 시중은행의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 비중1)>
구분적립식 예금신용대출펀드
신한은행68.962.2-
우리은행89.267.383.8
하나은행67.788.392.5
KB국민은행68.921.466.3

이처럼 비대면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비중이 중요해질수록, 사용자에게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펫보험, 레저활동 보험처럼 라이프스타일에 맞춤 보험처럼 상품이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과, 마이데이터처럼 금융권에서 추천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조합해서 적절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Deepseek가 보여준 ‘저렴한 AI’의 가능성은, 향후 비정형 데이터를 접목한 추천까지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다수의 글을 통해서 금융 서비스에서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알고리즘과 이후 트렌드에 대해서 논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 글로 콘텐츠 기반 필터링(Content-Based Filtering)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 아직도 사용할까?


최근 기술의 발달로 여러가지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추천시스템의 근본으로 가보면 크게 ‘콘텐츠 기반 필터링’과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 -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출처: 작성자)
 
협업 필터링은 유사한 고객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플랫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협업 필터링의 활용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사용자와 유사한 패턴을 가진 다른 사용자의 선호도를 반영할 수 있어 추천의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사용자가 주로 저위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한다면, 비슷한 성향을 가진 다른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리스크 선호도를 반영하여 보다 정밀한 금융상품 추천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다른 장점은 다음 아티클에서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하지만 금융 산업에서는 협업 필터링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신규 고객(Cold Start Problem)에 대한 추천이 어렵고,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데이터 수집이 제한적이며, 개인의 금융 성향이 다른 고객과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렵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콘텐츠 기반 필터링(Content-Based Filtering)입니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금융 상품 자체의 속성을 분석하여, 고객의 선호도와 매칭하는 방식입니다. 즉, 고객이 과거에 사용했던 금융 상품의 속성과 유사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법으로, 대체재 및 보완재 개념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언제 활용될까?


우선, 신규 고객이 많은 경우, 즉 Cold Start Problem이 존재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협업 필터링은 과거 사용자 행동 데이터(예: 신용카드 사용 이력, 투자 내역)가 필요하지만, 신규 고객은 데이터가 부족하여 추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상품 자체의 속성을 분석하여 추천하기 때문에 고객이 과거 이용 기록이 없어도 적절한 추천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투자 앱(로보어드바이저)으로 포트폴리오를 추천할 때, 고객의 투자 목표(보수적/공격적 투자), 관심 산업(테크, 헬스케어 등)을 기반의 정보를 선택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투자 내역이 없어도 상품의 특징을 분석하여 추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금융상품의 특징이 매우 다양할 때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협업 필터링은 다른 고객들이 선택한 금융상품을 추천하지만, 금융상품의 속성이 너무 다양하면 유사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반면,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금융상품의 특징을 벡터화하고 고객의 선호도를 매칭하여 더 정교한 추천이 가능합니다.

대출 상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대출 상품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겠지만, 그렇다고 ‘금리’만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상환 기간, 신용 점수 요구 조건, 담보 여부, 대출 한도, 상환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야 합니다. 기존의 협업 필터링 방식은 비슷한 금융 소비자들이 선택한 대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지만, 이는 개별 사용자의 신용 상태, 소득 수준, 재정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콘텐츠 기반 필터링을 활용하면, 사용자의 신용 점수와 소득 수준을 고려한 대출 상품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용 점수가 낮지만 소득이 안정적인 고객에게는 소득 증빙이 가능한 중금리 대출을 추천하고, 반대로 신용 점수가 높고 소득이 적은 프리랜서라면, 신용 기반 대출이나 P2P 대출 옵션 추천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금융 상품 추천 시스템에서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금융상품 자체의 속성을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적합한 대체재를 추천하는 데 강점을 가집니다. 신용카드, 대출, 보험 상품 등은 세부적인 조건(금리, 혜택, 보장 범위 등)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을 비교하여 유사한 옵션을 제안하는 콘텐츠 기반 필터링이 유용한 추천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규 고객이 기존 금융상품 사용 이력이 없더라도, 사용자의 재정 상태와 선호도를 분석하여 최적의 금융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Cold Start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 기반 필터링은 사용자가 이전에 경험한 금융상품과 유사한 옵션을 추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새로운 금융상품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기존에 이용한 적 없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이나, 다른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금융 추천 시스템이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과 결합될 때 더욱 효과적인 추천이 가능해진다. 다음 글에서는 협업 필터링이 금융 상품 추천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비대면 금융상품 수요 증가에 따른 금융상품시장 변화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방향 (자본시장연구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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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카페24 Business Analyst를 거쳐 현재 CJ올리브영 신사업TF에 재직 중인 그는 이커머스(e-commerce)와 핀테크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