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눈여겨 볼 점은
2025.03.17

제 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눈여겨 볼 점은

by 길진세(BC카드 AI Biz Lead PM)



들어가며


2015년 KT그룹의 케이뱅크가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가 받은 당시, 금융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기대도 컸다. 전통적인 은행 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2017년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했고 2021년에는 토스뱅크가 오픈했다. 여기에 추가로 인가한다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은 어떻게 될까? 이번 글에서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전망 및 과제를 예상해보려 한다.


정부의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추진


금융위원회는 2023년 7월 은행권의 과점 구조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상시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이후 논의를 거쳐 2024년 11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가 발표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 6개의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선정에 나선 컨소시엄의 면면은 다양하다. 가장 먼저 참여를 선언한 곳은 소상공인 연합회를 주축으로 35개의 소상공인 단체와 11개의 ICT기업이 모인 소소뱅크였다. 이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로 유명한 더존비즈온이 주축이 된 더존뱅크 컨소시엄도 나섰다. 중소상공인 특화 인터넷 전문은행을 표방하는 더존뱅크에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중이다. 소상공인들이 많이 쓰는 앱으로 유명한 캐시노트를 운영중인 한국신용데이터(KCD)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도전에 나섰다. 이미 많은 소상공인들이 캐시노트를 쓰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신용평가 능력이 뛰어남을 강조하고 있다. 또 현대해상이 참여한 유뱅크 컨소시엄, 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가 중심이 된 AMZ뱅크 컨소시엄, 해외동포 관련 단체가 주도하는 포도 컨소시엄등이 있다. 

6개 컨소시엄의 공통점은 모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표방하는 것이다.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모델을 제공하고 포용금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다. 


제4 인터넷전문은행은 꼭 필요할까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나선 컨소시엄들이 모두 소상공인 특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까닭은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2024년 11월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신규인가 심사기준에서 차별화된 고객군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선정한 것이다. 한편 다른 이유도 추측해 볼 수 있다. 기존 3개 인터넷 전문은행이 개인고객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로운 고객을 응대하는 인터넷 전문은행도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17년 4월이었다. 이후 케이뱅크와 다른 2개사는 이미 개인사업자를 위한 대출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또 케이뱅크는 서울신용보증재단, 경남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하여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중이다. 기존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활동중인 것이다.

각 컨소시엄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차별화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기존 은행과 협력하여 실제로 테스트를 해 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정말로 효과가 있다면 은행과 협력하여 소상공인을 도와도 충분하지 않을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이것만을 위해 새로운 은행을 만들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해서 일반 고객을 위한 상품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이 퇴색될 수 있다. 


향후 전망 및 과제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우리나라 금융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과제도 안고 있다. 먼저 기존 은행과의 강력한 차별화이다. 많은 은행서비스 이용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점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물론 젊고 도전적인 이미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훨씬 강하다. 그러나 은행앱과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 앱의 강력한 성능에 놀란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 앱 고도화에 노력한 결과이다. 큰 격차가 났던 금리 또한 기존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낮추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은행에 대한 신뢰의 측면에서는 기존 은행들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많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기존에 없는 새로운 서비스를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지, 수익성과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1~3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때와 기술과 규제도 달라졌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가상화폐나 외국환 사업들에 대해서는 어떤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기존 3개 은행과 다른 차별점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많은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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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20년째 핀테크를 접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 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를 했고, 현재는 BC카드의 AI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관련 논문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