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왜 저작권은 거대한 위협이 될까
2025.02.26

AI 시대, 왜 저작권은 거대한 위협이 될까

by 길진세(BC카드 AI Biz Lead PM)


들어가며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법적 및 윤리적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저작권 문제는 AI 기술 발전의 그림자로서, 그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하겠다. 최근 몇 년, 특히 2023년 이후 AI와 저작권의 충돌을 보여주는 굵직한 소송들이 전 세계적으로 제기되었다. 

이미지 제공으로 유명한 Getty Images는 Stability AI를 상대로 2023년 5월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Getty Images는 Stability AI가 이미지 생성 AI 모델인 Stable Diffusion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자사의 저작권이 있는 수백만 장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는 2025년 1월 지상파 방송 3사가 네이버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네이버가 자사의 뉴스 데이터를 무단으로 네이버의 AI모델 ‘하이퍼클로바X’ 학습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AI모델의 학습과정에서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 데이터에는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다. AI 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 사용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주장하지만 저작권자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늘은 해외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어떻게 해결되어갈지 예측해보고자 한다.


국가별 인공지능 저작권 관련 소송과 쟁점


미국에서는 Getty Images와 Stability AI 간의 소송 외에도, 예술가들이 Stability AI, Midjourney, DeviantArt 등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 소송이 있다. 이 소송들은 AI 모델 훈련에 사용된 이미지 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여부, 그리고 AI 생성물의 저작권 보호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다룬다. 

현재 미국 저작권청은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유럽 연합(EU)은 AI 법안(AI Act)을 통해 AI 시스템의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저작권과 관련하여 AI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적절한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한국에서는 AI가 생성한 음악의 저작권료 지급 중단 사례가 있었으며 AI가 생성한 영화가 편집 저작물로서 저작권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하지만 AI 생성물의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AI 저작권 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을 진행하는 등,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국의 인공지능 저작권 논의


미국에서는 AI 생성물의 저작권 보호 여부에 대한 법적 논쟁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미국 법원은 인간의 창의성이 저작권 등록의 핵심 요건임을 강조하며,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인간의 창의적인 개입이 있을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EU는 AI 법안을 통해 AI 시스템의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위험 AI 시스템의 경우, 학습 데이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 기술 발전과 저작권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AI가 만든 창작물은 저작권 등록이 불가하며, 인간과 AI가 함께 작업한 창작물도 인간의 창작적 개입이 명백한 부분에 대해서만 저작권이 인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 4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는데 AI생성물은 저작물로 볼 수 없으며 저작권 등록 대상도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사람이 전체 기획을 하고 명령어만 입력한 경우도 저작권 등록이 불가하다는 판단이다.


저작권 이슈가 AI를 가로막지 않으려면


AI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저작권 문제라는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전 세계적으로 AI와 저작권의 관계를 명확히 규정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서서히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저작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데이터 이용 계약의 활성화이다. 원천 저작권의 중요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지적 재산권 시장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향후에는 AI 기업과 저작권자 간의 데이터 이용 계약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두번째로 AI 생성물에 대한 새로운 법적 지위의 부여이다. AI가 생성한 저작물에 대해 기존의 저작권법과는 다른 새로운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생성물이라면 일정 기간 동안 공공 영역에 두거나 AI 개발자에게 제한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워터마크와 같이 AI 생성물의 출처를 명확히 하고 무단 복제 및 사용을 방지하는 기술이 확대될 것이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과 규범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인류의 발전에는 매번 모방과 창조가 있었다. AI 조차도 오픈소스 모델들이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 또한 모방과 재구성의 반복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 과거의 모방은 원저작자와 모방자의 관계가 명확했고, 측정가능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온라인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AI가 많아질수록, 또 학습한 데이터를 재가공할 수록 원 저작자와 저작물은 희석된다. 전세계적으로 소송이 많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AI에 대한 견제가 없다면 앞으로 창작자들은 철저히 폐쇄적인 곳에만 컨텐츠를 올릴 수밖에 없다. AI가 닿지 않는 유료 사이트로 숨어드는 것이다. 

AI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작권 문제 또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논의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저작권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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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20년째 핀테크를 접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 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를 했고, 현재는 BC카드의 AI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관련 논문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