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핀테크 시장 변화 전망
2025.02.21

2025 핀테크 시장 변화 전망

by 길진세(BC카드 AI Biz Lead PM)


들어가며


2024년도 한달이 채 남지 않았다.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인 핀테크 또한 금융제도의 변화, 신기술의 등장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4년에 있었던 주요한 변화로 인해 2025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상해보고자 한다.


 ‘티메프’ 사태가 불러올 변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2024년 7월초부터 시작되었다. 7월 15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22일 티몬은 판매자들에게 대금정산 무기한 지연을 공식 선언했다. 사태의 원인은 티몬과 위메프의 모그룹 큐텐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지적되고 있다. 큐텐은 자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추진했고 이는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주기를 한달로 변경하면서 자금 흐름에 큰 문제를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태 초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민사상 사안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자 7월말부터 정부 차원의 피해구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소비자원은 집단분쟁 조정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8월에는 정부의 추가지원책이 계속 발표되었다. 

2024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메프 방지법 최종안을 상정했고 이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에 따르면 대형 커머스 사업자는 소비자가 구매 확정 시 20일 내에 판매대금을 입점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또 판매대금의 절반은 제3의 금융기관에 별도 예치해야 한다. 커머스 업체가 파산해도 입점 업체가 판매대금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 

그간 판매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도입되었지만 이번 티메프 사태와 관련법 제정 추진으로 인해 커머스 업계는 사업 위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커머스의 후방에 위치한 유관 산업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온라인 결제를 전담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ayment Gateway, 이하 ‘PG’)의 수익구조 변화에 따른 수수료율 재협상, 중소PG의 경영악화 등이 예상되어 업계에서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 위주 핀테크 흐름 고착화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한다’는 것이 곧 ‘네이버를 사용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무수히 많은 서비스가 있는데 왜 유독 네이버가 우리나라 인터넷 서비스를 대표하게 된 것일까? 네이버는 초기에 검색서비스로 시작하여 메일, 카페, 지식인 등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네이버는 사용자를 네이버 안에 묶어 두는 데 성공했다. 사용자가 인터넷을 사용하며 필요로 하는 정보와 서비스는 대부분 네이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네이버의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재미있게도 핀테크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2015년 송금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는 송금 외에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포함하며 확장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증권, 은행업에 직접 뛰어들었고 행정안전부의 국민비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토스 역시 네이버가 했던 전략처럼 토스 안에서 모든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형 간편결제 사업자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또한 결제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고객 관점에서 특정한 기능을 위해 별도의 앱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토스나 네이버페이가 구현할 경우 핀테크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신규로 출시했을 때 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대형사업자의 앱들은 금융의 거의 모든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여기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빅테크 중심의 원앱 전략이 미치는 영향은 2025년에 더욱 심화되어 소규모 핀테크 스타트업이 신규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스타트업은 좀 더 정교한 사업모델로 명확한 니즈가 있는 고객군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수익성을 가진 BM 확보 경쟁


카카오톡은 지금은 카카오그룹의 핵심 서비스다. 당시 글로벌 메신저로 이름을 알리던 왓츠앱(Whatsapp)은 앱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었다. 반면 카카오톡은 처음부터 무료였고, 사용자 간 메신저 외 명확한 BM이 없었다. 메신저는 그 특성상 매우 높은 서비스 품질이 요구된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간 통신사에 관계 없이 공통적으로 활용해오던 문자 메시지(SMS)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그에 준하는 품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카오톡이 부담하던 서버, 트래픽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수익 없이 이를 버텨야 했다. 

이는 토스도 마찬가지였다. 폰 번호로 송금을 무료로 한다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 놓았지만 뒤에서는 송금 건당 300~500원을 부담하고 있었다. 초기 서비스의 이른 바 ‘캐시버닝(Cash Burning)’ 현상은 트래픽과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스타트업의 오랜 방식이었다. 과감한 비용전략 하에 확보한 고객으로 빅테크는 다양한 BM을 성공시키며 거대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때 스타트업의 성공방정식처럼 여겨졌던 이 패턴이 최근 몇 년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캐시버닝을 아무리 해도 폐업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이 공식을 믿고 투자하던 투자사들도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초기 스타트업이라 할지라도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투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금융/핀테크 분야에서 이제 나올 만한 BM이 모두 나온 것으로 보여지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캐시버닝을 하는 당시에는 잠깐 고객수와 트래픽이 올라가지만 이는 돈으로 숫자를 사는 상황에 가깝다. 앞으로는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신속하게 찾아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마치며


웹에서 불었던 벤처 붐에 이어 모바일로 촉발된 스타트업 붐도 2025년 들어서는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적인 경기불황, AI를 제외하고 정체된 기술개발, 신규 BM발굴 난항 등의 이유이다. 금융/핀테크 시장에서도 대형사업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신규 사업자의 등장이 더디게 나타날 것이다. 시장 전체에 다소 어두운 전망이지만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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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20년째 핀테크를 접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 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를 했고, 현재는 BC카드의 AI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관련 논문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