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마이데이터에 대하여
by 길진세(BC카드 M-TF)
들어가며
2024년 10월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은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자리잡았다. 2021년 금융 분야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의료, 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중이다. 정부는 2025년 3월 전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며, 분야별로 세분화된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이에 국내 마이데이터 현황을 살펴보고, 이슈와 전망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금융 마이데이터
마이데이터라는 단어를 대중에 각인시킨 것은 단연 금융권이다.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2022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개인이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된 신용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으로도 불린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자수는 약 3,500만명이며 100여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억 1,787만 명에 달한다.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초기부터 금융 소비자들, 특히 디지털 취약계층과 청소년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해왔다.
2024년에는 ‘마이데이터 2.0 추진 방안’이 발표되어 여러 제도적 변화가 이루어졌다. 기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으로 크게 4가지 특징을 가진다. 먼저 정보제공의 확대이다. 모든 금융자산을 일괄 조회할 수 있도록 정보 전송을 간소화하고, 결제내역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여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두번째는 영업 활성화다. 기존에는 대면 채널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 영업이 불가했다. 이는 과도한 영업경쟁을 막고 신용정보보호를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오프라인 영업 활성화를 허용하면서 IT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서도 마이데이터를 쉽게 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세번째는 청소년 이용 개선이다. 기존에는 19세 미만 청소년은 법정대리인 동의를 받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비대면에서는 법정대리인을 통한 동의가 어려웠다. 이를 개선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도 미성년자가 마이데이터를 경험할 수 있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보보호를 강화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어 제3자에게 정보를 판매할 때에 안심제공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AI기술 기반의 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보안 강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 개발 등 혁신적인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
의료 마이데이터는 2023년에 도입된 "MyHealthWay" 플랫폼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마이헬스웨이는 개인 건강 기록을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를 통해 환자와 의료 시설 간의 거리를 줄이고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이후 2024년 3월부터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제도가 본격 시행되었다. 보건복지부는 '개인 주도 의료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송 대상 정보는 진단 내역, 처방 내역, 검체, 영상, 병리 검사 결과 등 의료법에 따라 진료 관련 생성정보가 다수 포함된다. 엑스레이, CT, MRI 등 의료기기를 통해 생성 및 수집된 정보도 마찬가지다. 처방약품명 등 약사법에 따른 조제와 관련된 정보도 해당된다.
의료 마이데이터는 개인 건강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개인이 자신의 건강 정보를 다양한 의료 기관으로부터 통합하여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며 이를 통해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도 참여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로는 개인 건강기록 통합관리와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 등이다.
의료 마이데이터 시장은 금융에 이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개인화된 건강 관리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예시로 ‘건강 정보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사용자가 자신의 의료 기록을 쉽게 확인하고 저장하며 전송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860개 이상의 의료 기관이 참여하여 시행되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건강 관리 경험을 제공중이다.
한편 빠르게 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의료 마이데이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의료 데이터의 민감성으로 인한 보안 및 프라이버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의료기관 간 데이터 표준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통신 및 기타 마이데이터
통신 마이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주도하여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금융 및 공공 분야에서 선행적으로 시행된 마이데이터 제도를 기반으로 하며, 통신 분야로의 확대를 통해 개인의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KT 등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도 통신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는 개인화된 요금제 추천과 통신 이용 패턴 분석 등이다. 통신 마이데이터는 IoT와 스마트홈 등과 연계되어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기대되며, 5G 네트워크의 확산과 함께 더욱 다양한 응용 분야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의료, 통신 외에도 다양한 마이데이터 사업이 분야별로 전개되고 있다. 공공분야에서는 행정안전부 주도로 공공 마이데이터 사업이 진행 중이며, 2024년 10월 현재 주민등록, 부동산, 차량 등 34개 분야의 데이터에 대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교육에서도 마이데이터가 추진중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하여 학생들의 학습 이력과 성적 등을 통합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외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용 데이터에 대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준비 중이며, 2025년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치며: 마이데이터의 발전 방향에 대하여
이처럼 마이데이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의 이슈가 제기되는 데 대해 정부는 '마이데이터 보안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블록체인과 동형암호 등 첨단 보안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마이데이터 시장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기업 관점에서 트래픽에 대한 비용 대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 통신, 의료 등 마이데이터의 모든 영역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은 수많은 법 규제를 통과해야 하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향후 전망은 밝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 산업간 융합인 점, AI기술이 발달하며 개인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점 때문이다. 이종 분야의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융합되고 이 대용량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한다면 기존에 없던 사업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마이데이터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바꾸어 갈지 흥미롭게 지켜보도록 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