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의 광고 비즈니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2024.07.30

금융 플랫폼의 광고 비즈니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by 김경민(카페24 Business Analyst)


| 예전 같지 않은 요즘 은행들, MZ도 사로잡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은 무엇일까?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은 토스로 당시 측정한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1,986만 명이라고 한다.[1] 2등인 카카오뱅크의 MAU가 1,650만 명이라는 것과 비교할 때도 압도적인 1등이다.
토스는 등장 당시 공인인증서로 대표되는 불편했던 금융서비스와 대조적으로 최고 수준의 UX를 보여줬다. 이후, 토스는 토스뱅크, 토스증권, 그리고 최근 외환거래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2022년 9월부터 광고 비즈니스까지 도전하고 있다. 토스의 광고 비즈니스는 작년 11월 기준으로 월 매출 123억 원을 만들면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2]

이런 흐름은 최근 국내외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흐름이다. 많은 금융사는 고객과 디지털 접점을 만들었고, 점진적으로 디지털 경험을 개선해 가면서 성장하고 있다. 앞선 데이터에서 토스나 카카오뱅크의 인터넷은행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기존 금융사들의 도약이다. 예전에는 잘못된 디지털 사례로 손꼽히던 금융사의 앱들은 엄청나게 개선되었다. 그 결과KB스타뱅킹(KB국민은행) 1,216만 명, 신한SOL뱅크(신한은행) 814만 명처럼 높은 트래픽을 만들면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을 만든 ‘빅테크’ 기업들이 광고 비즈니스를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사들도 높은 트래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광고시장이 보여주는 성장성과 그 규모를 생각할 때 이들도 광고 비즈니스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금융사들의 광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내용을 다뤄보도록 한다.


| 광고 시스템 알아보기


우선 광고 시스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DSP, SSP, DMP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가장 먼저 DSP는 Demand Side Platform의 약자로 광고주가 광고를 효과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광고주가 전체 예산 100만 원으로 광고를 운영하고 싶을 경우, 100만 원으로 개별적인 웹사이트 관리자를 만나면서 광고 지면을 요청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DSP에서 예산과 기간을 대략 설정하면, 입찰을 통해서 효과적인 지면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광고를 할 사람이 있다면, 광고 지면을 제공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을 모으는 플랫폼이 광고 공간을 판매하는 측의 플랫폼인 SSP다. Supply Side Platform의 약자로 광고 지면을 제공할 수 있는 이들이, 광고 지면을 제공하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내 블로그에 광고를 올리도록 허락할 경우, 내 블로그 콘텐츠에는 광고가 노출되어 나는 부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SSP도 지면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금액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로그를 비교하는 글을 보면, 티스토리를 이용하면 구글 애드센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는 평이 많지만, 다른 블로그는 광고 수익이 너무 적다는 이야기가 블로그 선택의 근거로 작용한다. 이처럼 더 많은 콘텐츠, 광고 지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SSP에서 적절한 수익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DMP가 있다. DMP는 Data Management Platform의 약자로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통합, 저장하고 이를 활용해서 광고를 최적화시키는 플랫폼이다. 웹사이트, 앱, 사용자의 행동 및 CRM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캠페인을 제공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마케팅 캠페인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와 관련한 인사이트를 광고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적은 광고비로 효과적인 광고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광고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본다면, DMP가 광고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DMP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머신러닝이다. 사용자의 행동, 특성과 관련한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활용해서 광고주의 제품이 잘 팔릴 것 같은 고객을 선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광고의 노출 및 배치 등에서 최적화를 만드는 것 역시 머신러닝의 영역이다. 이런 머신러닝은 높은 수준의 R&D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정말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더 나아가 머신러닝 학습을 위한 데이터도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내재화하는 것이 어렵다.


| 토스가 광고시장의 주축이 된 이유


토스가 광고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그들의 DMP의 성능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스의 높은 트래픽과 넓은 사용자의 스펙트럼 등도 이유겠지만, 그들의 데이터 퀄리티가 남달랐음을 알 수 있다. 기존 금융사에서 확보할 수 있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정말 특정 개인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확보해서 이를 토대로 DMP를 고도화시켰기 때문이다.

토스 만보기, 쇼핑, 교통 서비스가 이런 결과물 중 하나다. 금융서비스인 토스가 도대체 왜 저런 서비스를 운영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이런 서비스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토스의 플랫폼 가치를 높여준다. 하나는 사람들이 송금, 계좌 확인, 주식과 같은 금융 생활을 하지 않을 때도 앱을 방문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은 SSP 측면에서 많은 지면을 확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의 확보다. 토스는 이미 사람들이 얼마나 계좌가 있고, 언제 급여가 들어오고, 어디에 소비하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만보기를 통해 이 사람이 어디로 이동하는지와 관련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쇼핑을 통해서 어떤 상품에 관심을 두고 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이건 구매와는 조금 다른 데이터다. 예를 들면, 구매빈도가 높지 않은 전자제품은 기존의 소비데이터만으로는 사용자의 구매 의도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커머스 기능을 통해서 사용자가 특정 전자제품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이런 상품을 광고하기에 더욱 용이한 환경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해외에서는 Fintech Ad Networks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오픈 뱅킹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가 고객의 동의를 받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카드와 카카오뱅크가 제휴를 통해서, 현대카드에서 발생한 결제 데이터와 카카오뱅크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자산 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카드 앱과 카카오뱅크 앱 내의 광고 지면에서 각각 공유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최적의 광고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최근 이야기되는 Ad Networks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3]

이는 미국의 금융사들이 광고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JPMorgan Chase는 그들의 8,000만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Chase Media Solution을 공개하기도 했다.[4] 이를 위해서 2022년 Figg라는 마케팅 플랫폼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JPMorgan Chase는 물건 결제가 발생할 때, 광고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그들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약점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들의 카드 이외에 발생한 거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에서 지속적으로 Ad Networks의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 끝으로


연예인 걱정과 금융사 걱정은 할 필요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활용해서 수익을 다각화하고,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점진적인 UX 개선을 통해 그들의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변화시켜 가고 있으며, 광고 비즈니스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자격을 얻어냈다. 이들이 가진 트래픽, 자본력, 보안 역량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의 데이터를 통합할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

1)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은행 앱은 ‘토스’ (2024.02.28, 경향신문)
2) 토스는 어떻게 광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됐나 [1800만 토스의 세계①] (2024.01.29, 한경비즈니스)
3) What To Expect From Fintech Ad Networks (2024.06.10, Fintech Wrap Up)
4) Chase’s New Advertising Offering Is A Stroke Of Genius (2024.04.11,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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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카페24에서 Business Analyst로 활동하며 이커머스(e-commerce)와 핀테크 분야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