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의 삼성페이 탑재가 갖는 의의
2024.05.29

간편결제의 삼성페이 탑재가 갖는 의의

by 길진세(BC카드 M-TF)


| Intro


지난 4월 17일, 카카오페이가 삼성페이 도입을 발표했다.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페이가 페이를 도입한다는 표현이 이상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카카오페이가 삼성페이와 제휴하여 삼성페이 결제방식을 차용했다고 하겠다. 많은 간편결제들이 생활속에서 활용되고자 오프라인 진출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간편결제가 오프라인 결제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적 방식이 있으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 온라인결제에서 두각을 보인 간편결제


결제는 온라인 결제와 오프라인 결제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오프라인 결제는 말 그대로 실제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결제이다.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가 단순한 예시라고 하겠다. 반대로 온라인 결제는 말그대로 비대면으로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결제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카카오페이로 하는 결제, 페이코로 온라인몰에서 하는 결제 등을 말한다. 과거 온라인 결제는 굉장히 까다로웠다. PC에서 온라인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보안 모듈을 설치해야 했고 결제시마다 매번 카드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카드번호를 PG(Payment Gateway, 전자결제 대행사)가 보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4년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발언 이후, PG가 카드번호를 저장할 수 있게 되며 간편결제의 개념이 생겨났다. PC 검색시장을 평정한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 결제시장에 뛰어들었고, 모바일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카카오도 카카오페이로 참여했다. PG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KCP도 페이코를 만드는 등 사업자들은 여러 사업자의 경쟁이 치열했다.

한때 50여개까지 생겨났던 간편결제는 시간이 흐르며 대형사업자 위주로 재편되었다. 간편결제는 고객과 가맹점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였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와 같은 대형사와 엘페이, SSG페이와 같은 유통계 대형사들이 시장에 살아남았다.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되자 여러 간편결제들은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 오프라인 결제를 구현하는 기술


오프라인에서 실물카드가 아닌 모바일로 결제를 할 때는 3가지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NFC, QR, 삼성페이가 사용하는 MST가 그것이다. 먼저 NFC를 보자. 지금부터 13년 전인 2011년, 갤럭시S2가 출시되었다. 삼성의 기술력이 총 동원되었던 최신 폰이어서 워낙 큰 기대를 받고 있던 제품이었는데,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NFC를 탑재하고 출시되었다. NFC는 Near Field Communication의 약자이다.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는 기술로 아주 가까운 거리간 무선으로 작동하는 신호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교통카드, 도어락, 결제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당시에는 다들 NFC가 모바일 오프라인 결제의 해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NFC는 이를 읽을 수 있는 추가단말을 가맹점에서 구매해야 하는 이슈가 있었고, 인프라 확보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시장에서 밀렸다. 2023년 3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를 통해 출시하며 다시 NFC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가맹점 확대는 안갯속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오프라인에서 QR로 결제하는 것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 pay)로 대변되는 QR 결제는 중국내의 거의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점의 QR 스티커를 찍거나 자신의 폰에서 QR을 생성하여 가맹점에 보여주면 현금이 이체되며 결제가 완료된다. QR은 중국의 특수성 때문에 급속도로 보급될 수 있었다. 위폐가 많아 현장에서 사용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고 유선을 건너뛰고 바로 무선 인프라를 설치한 탓에 스마트폰 사용율도 매우 높았던 것이다. 국내에서도 제로페이를 비롯하여 다양한 사업자가 QR을 도입했고 QR 가맹점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국 모든 가맹점을 커버하지는 못하고 있다. 

NFC나 QR에 비하면 삼성페이는 가맹점에서 별도로 할 게 없다. 기존의 인프라를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페이는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카드 뒷면 마그네틱 띠에서 나오는 자기장을 흉내내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카드 결제기에 카드를 긁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 준다. 그래서 삼성페이는 나오자마자 국내 오프라인 결제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다. 출시되자마자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많이 파는 게 중요한 입장이니 자사 고객의 Lock-in 용으로 활용했고 실제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단기에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간편결제들은 삼성전자와 계약하며 적극적으로 MST를 탑재하고 있다. 2018년 페이코가 처음으로 자사 앱 안에 삼성페이를 탑재했으며 이후 신한카드, KB카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뒤를 이었다.


| 오프라인 결제 방식은 어떻게 변화해 나갈까


삼성페이는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약점도 있다. 원천기술을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어 삼성 스마트폰이 아니면 확산이 어렵다. 삼성페이의 원리가 카드의 마그네틱 띠를 흉내내는 것인데 전 세계적으로 마그네틱 띠의 보안성이 문제가 되어 IC로 교체되고 있는 점도 삼성페이의 약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NFC 인프라가 지원되는 해외부터 점진적으로 MST방식을 종료하고 NFC로 전환중에 있다. 

국내는 신용카드 인프라가 공고하지만 삼성페이 방식도 언젠가는 변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자리를 두고 애플페이를 등에 업은 NFC방식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용되는 QR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인프라는 단기간에 독점적 사업자가 나타나기 어렵다. 어떤 방식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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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20년째 핀테크를 접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 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를 했고, 현재는 가맹점 지향 신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브런치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관련 논문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