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맹점 디지털 전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24.03.13

2024년, 가맹점 디지털 전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길진세(BC카드 M-TF 차장)


| 들어가며


모바일로 인한 DT(Digital Transformation)은 더 이상 새로운 단어가 아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모바일과 디지털은 지난 10년간 혁신을 주도해 왔다. 신용카드 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NFC 기반의 모바일 카드는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알렸고, QR과 삼성페이는 오프라인에서 모바일이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하도록 했다.

카드를 신청하고 배송을 기다렸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모바일을 통해 신청하고 즉시 발급받아 바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통상 신용카드 산업은 고객, 카드사, 가맹점으로 구분하는데 모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에 고객과 카드사에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카드산업의 또 다른 한 축인 카드 가맹점에서는 이 변화가 매우 더디게 일어났다. 국내에는 330~350만개의 신용카드 가맹점이 있다. (숫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건 개폐업이 수시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카드를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업종도 규모도 모두 다른 그야말로 롱테일(long-tail) 영역이다. 그간 가맹점 전체에 공통적인 영향을 줄 만한 디지털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조금씩 산발적인 변화만 있었다.


| 가맹점의 디지털 전환


이런 가맹점에 처음 변화를 불러온 건 배달 플랫폼이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와 같은 배달 플랫폼은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빠르게 요식업 전반을 파고들었다. 배달이 보편화되며 가맹점 내부의 디지털 인프라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POS (Point of Sales)는 배달주문을 온라인으로 받아 처리해야 했고 지역별 라이더를 연계해주는 솔루션도 POS 내부에 설치되었다. 주방에서는 배달 플랫폼의 주문서가 같이 나와야 했기에 KDS (Kitchen Display System)가 진화했다. 

배달로 시작된 가맹점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후 ‘DT’)는 코로나 전후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다. 코로나 덕분에 사람들은 비대면 주문에 익숙해졌다. 자연스럽게 키오스크와 O2O(Online-to-Offline) 결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O2O 결제란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나 네이버 주문과 같이 사전에 주문과 결제를 마치고 재화나 서비스를 수령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들이 학습한 결제 방식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우리 모두는 QR체크인과 비대면 주문, 결제를 학습하게 되었다. 이는 코로나 이후의 가맹점 DT를 더욱 촉진했다.


| T를 통한 비용절감


코로나로 인한 경기부양책의 후유증으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자영업자들에게도 혹한기가 시작되었다. 이 또한 가맹점의 DT를 부추겼다. 인건비 상승으로 신음하던 가맹점주들은 디지털을 활용하여 홀 서빙 인력을 줄일 수 있었다. 대기인원을 관리하는 업무는 매장 앞에 테블릿으로 웨이팅 솔루션을 사용하여 해결했다. 주문을 받는 서빙 인력도 최근 유행하는 테이블 오더 솔루션으로 해결한다. 손님이 앉은 자리에서 테블릿을 사용해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혹은 자리의 QR코드를 스캔하면 모바일 웹으로 메뉴를 보여주고 온라인 결제까지 마칠 수 있다. 

조리된 음식을 전달하는 서빙로봇도 확산되고 있다. 서빙 로봇은 지정된 경로를 움직이며 음식을 전달하고 지시가 없을때는 자동으로 충전하며 대기한다. 출시 당시에는 높은 가격이 문제였으나 요식업계의 구인난과 중국산 저렴한 로봇의 수입으로 대중화되는 중이다.

이렇게 가맹점 내부의 다양한 DT가 진행되면서 POS의 위상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어떤 식당에서 테이블 오더를 도입한다고 해 보자. 테블릿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의 정보는 POS에 전달되어야 한다. 몇 번 테이블에서 어떤 메뉴를 주문했는지, 고객이 자리에서 계산을 했는지 카운터에서 할 것인지 POS에는 모든 정보가 있어야 한다. 

웨이팅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기다리면서 메뉴를 주문해도, 몇 명이 어느 테이블에 가야 할지를 정하는 것도 POS 가 할 일이다. 매장에 자꾸 울리는 온라인 주문건의 대응도 POS가 주가 된다.


| 데이터, 가맹점 DT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다양한 가맹점 DX의 사령탑 역할을 POS가 하다 보니 POS 안에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게 된다. 카드사는 오래전부터 Basket Data(고객구매내역)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결제금액만 알고 있는 카드사로서는 고객의 구매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훨씬 정밀한 고객분석이 가능하다. 카드소유주의 기본정보와 연결하면 고객이 말하지 않는 여러가지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여부, 반려동물 보유여부, 최근의 관심사 등이 모두 바스켓 데이터안에 녹아있다. 고객의 실시간 결제내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여러 업종에서 탐내는 고급 데이터이다. 

앞으로 훨씬 더 다양한 가맹점 DT가 계속될 것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드론이 배달을 하고, 매장입구의 카메라가 방문객의 나이와 성별을 확인하여 맞춤형 상품을 우선해 보여주는 세상이 곧 올 것이다. 가맹점의 사령탑인 POS와 클라우드에는 이 모든 데이터가 저장되며 새로운 금광이 될 것이다. 

가맹점의 DT를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끝”.
상기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BC카드 신금융연구소 (이하 'BCiF')에 있으며,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본 자료를 인용 및 발췌하고자 할 경우 출처를 명확하게 표기해야 합니다.
길진세
통신사와 카드사에서 20년째 핀테크를 접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계 구축, 정부재난지원금의 PO를 했고, 현재는 가맹점 지향 신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브런치에 핀테크와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씁니다. '핀테크 트렌드 2024', '왜 지금 핀테크인가'라는 책과 몇 편의 핀테크 관련 논문을 집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