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와 실물 자산, 결제정보로 잇는다
2023.09.22

NFT와 실물 자산, 결제정보로 잇는다

김용영 ((주)엠블록 CSO)


| Intro


올해 들어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시장 위축이 특히 BAYC, 아즈키 등 순수 NFT 컬렉션에서 두드러짐에 따라 양도 불가능한 NFT나 멤버십 연계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피지털(Physital)’로 불리는 현실, 실물과의 연계다.


| 현실과 디지털의 연결고리, NFT


피지털은 물리적 공간인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을 합성한 신조어다. 디지털이 0과 1로 이루어진 정보의 집합체라면 피지컬은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실물의 집합체다. 가상현실(VR) 또는 증강현실(AR)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로도 물리적 공간같은 체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피지털이 등장한 배경이다. 이는 특히 코로나 사태로 물리적 공간의 체험이 제약을 받으면서 대안으로 부상한 바 있다.

그러나 NFT, 가상자산 업계에서 말하는 피지털은 다소 다른 관점이 내포돼 있다. VR, AR에서의 피지털이 오감을 통한 체험의 동일성에 중점을 뒀다면 NFT, 가상자산에서의 피지털은 사회적 가치의 동일함에 중점을 뒀다. 즉 물리적 공간에서 어떤 그림이 100원의 가치를 받는다면 디지털 공간에서도 이 그림의 NFT는 동일하게 100원인 것이다. 이를 통해 피지털이 단순히 체험을 통한 오락적 경험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활동까지 이어짐으로써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같은 피지털 모델은 사용자들에게 정보 주권을 돌려준다는 개념의 웹3를 만나면서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용자들에게 돌려진 정보 주권은 디지털 자산 형태로 보존되다가 피지털을 만나 실생활의 가치로 환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의 웹3 프로그램인 오딧세이다. 오딧세이에서 사용자는 멤버십 NFT를 들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펼치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포인트를 축적하고 이를 소모해 멤버십을 업그레이드한다. 업그레이드된 멤버십 NFT에는 그에 걸맞는 오프라인 보상이 추가된다. 온라인상에서 제공되는 보상이 실물로 구현되는 것이다.


| '피지털(Physical+Digital)에서 중요도 높아지는 KYC(Know-Your-Customer)


하지만 피지컬이 부상하면서 함께 떠오르는 것이 바로 신원인증(KYC)이다. 디지털 세상에서의 신원인증과 물리적 공간에서의 신원인증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에 기반한 탈중앙화에서의 신원인증은 여권, 주민등록증으로 대변되는 현실 세계의 신원인증과는 대척점에 서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디지털과 피지컬의 신원인증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회적 가치의 동일함도 이뤄지지 않는다.

신원인증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둘 중 하나로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 중 피지컬에서의 신원인증으로 일치시키는 경우가 많다. 스타벅스의 오디세이도 기존 멤버십의 가입 정보를 KYC 수단으로 활용한다. 가상자산 분야에서 이미 물리적 공간의 KYC를 확보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NFT 판매에 자체 보유한 KYC를 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KYC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정보 주권의 미보장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탈중앙화 개념과도 맞지 않다. 이럴 경우 블록체인 기술이나 가상자산을 써야 하는 당위성에도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 디지털 KYC의 모범 사례를 찾아라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다양한 KYC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BAYC는 블록체인 기반 KYC 솔루션인 블록패스를 활용하고 있다. 여권, 주민등록번호, 거주지 등 현실상의 신원정보를 블록패스에 입력하면 영지식 증명을 활용해 검증하고 결과값만 BAYC에 전달한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을 막고 정보 주권도 담보해준다. 이같은 KYC 솔루션은 블록패스 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올 초 한때 각광받았던 영구귀속토큰(SBT)도 탈중앙화 KYC의 해결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SBT는 NFT 속성을 지녔지만 발행 이후 양도가 불가능한 토큰으로 이를 활용해 개인정보를 드러내지 않고도 디지털상의 신원을 구축할 수 있다. 이를테면 워터밤 페스티벌에 참여했다면 인증 SBT를 발급받는 식이다. 다른 축제들은 워터밤 SBT를 보고 해당 신원이 축제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피지컬에서의 신원인증을 고도화하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BC카드의 결제 영수증 기반 NFT가 그것이다. 결제 영수증은 그 자체에 개인정보가 담겨있지 않지만 물리적 공간에서 결제를 수행했다는 이력 자체만으로 신원인증 효과를 얻는다. 게다가 결제 물품 자체와 NFT의 연결을 지원함으로써 피지털 트랜드의 일익을 담당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 운동화를 BC카드로 구매할 경우 신원인증을 통해 NFT 운동화를 에어드랍하는 형태다. 이럴 경우 물리적 공간의 상품과 디지털 공간의 상품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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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영
ZDNet코리아 및 매일경제 기자, 디스트리트 편집국장을 거치며 디지털자산과 진보된 미래를 집중 탐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경미디어그룹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엠블록컴퍼니'에서 최고전략담당자(CS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과학저널리즘을 전공하고,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재무금융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