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개인사업자신용평가(CB)업 직접 진출 가치
2023.09.15

카드사의 개인사업자신용평가(CB)업 직접 진출 가치

김경민(카페24 Business Analyst)


|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는 왜 필요할까


신용은 자본주의의 근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 또한 신용을 바탕으로 생긴 매개체이며, 자금의 순환을 만드는 은행사, 보험사 그리고 신용카드사의 모든 활동이 이런 신용을 바탕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각 구성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적절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개인사업자도 자본주의의 구성원으로 이런 신용등급을 평가받게 된다. 국내의 나이스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등 개인사업자 신용평가회사(Credit Bureau, CB사)가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여 신용 상태를 평가한다. 상환 이력, 개인 부채 수준, 신용거래행태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 연체와 같은 신용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수치화하여 제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CB 사는 금융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거나, 자체적인 대출 심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2015년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신용평가사는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한 분석 업무와 같은 일부 업무 이외의 영리 목적의 겸업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다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2020.8.5)으로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이 신설되면서, 카드사, 인터넷전문은행 등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 왜 카드사의 CB업 진출이 필요했을까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왜 카드사의 CB업 진출이 필요했을까? 한 줄로 정리하면, 금리가 높아지는 국내 경제 상황에서 카드사와 같은 데이터 역량을 가진 기업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금리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올해 3월까지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 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약 5% 중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로 자영업자들은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대출을 늘리게 되었고, 늘어난 대출은 그들의 신용점수를 낮추면서 더 높은 대출을 받도록 하는 악순환을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대출을 규제하는 것이 최선일까? 늘어나는 부채 규모도 문제지만, 동시에 필요한 곳에 적절히 자금이 가지 못하는 것도 정부입장에서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즉, 기존의 평가방식으로 대출을 받기 어렵지만, 실제 사업을 한다면 상환 여력이 충분할 개인사업자들에게는 자금이 흘러가도록 만들어서, 건전한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

다만, 기존처럼 금융정보 기반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것은 이런 사업자를 평가하기가 똑같이 어렵다. 따라서, 비금융 정보까지 활용해서 이들의 실질적인 잠재 매출과 상환 여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평가모델을 잘 구축할 수 있는 곳이 앞서 말한 카드사들이다. 카드사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신용평가 모델을 구성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CB업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카드사가 직접 한다면


최근 카드사가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서 이런 개인사업자 CB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BC카드처럼 본허가를 획득해서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이거나 기존의 CB사와 제휴를 통해 관련 CB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으로 사업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간접 진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당장 CB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조직을 꾸리는 것 역시 높은 비용이 요구된다.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인력뿐만 아니라, 운영단에서 이를 심사하고 관리하는 인력까지 새로운 사업을 위한 투자가 적진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 CB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진출하는 카드사 역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직접 진출은 간접 진출보다 비용 지출은 클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직 CB업 기준에서 ‘부적격’으로 분류된 사업자들 중 고객생애가치(Life Time Value, LTV)가 높은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 이들 중 우량한 고객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진행한다면, 기존보다 리스크는 줄이면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도하는 프로세스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BC카드의 개인사업자 CB 서비스인 Biz Credit은 상권 정보, 업종 정보, 공공정보 등 기존보다 다양한 재무 정보 및 비재무 정보를 활용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폐업 예측 서비스나 매출 추정 서비스 등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향후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통해 개발한 모델 및 데이터를 다른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계하는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 끝으로


이처럼 카드사의 신용평가업 진출은 기존의 중금리 대출에 적합한 고객들에게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카드사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신규 사업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하며 본허가를 취득한 카드사들이 보여줄 다양한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끝”.
상기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BC카드 신금융연구소 (이하 'BCiF')에 있으며, 무단 도용을 금합니다.
본 자료를 인용 및 발췌하고자 할 경우 출처를 명확하게 표기해야 합니다.
김경민
카페24에서 Business Analyst로 활동하며 이커머스(e-commerce)와 핀테크 분야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