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인공지능-메타버스 결합한 2.0으로 진화
2023.06.12
올해 들어 비트코인 상승률이 약 60%를 기록하는 등 코인 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NFT(Non-Fungible Token) 업계에는 여전히 찬 바람이 쌩쌩하다. 커뮤니티 기반 NFT의 대표 격인 ‘지루한 유인원들의 요트클럽(BAYC)’은 5월 기준으로 최고가 대비 약 3분의 1로 떨어졌다. 예술품을 디지털 토큰화한 아트 NFT도 최근에는 신작 출시가 뜸하다.

코인 훈풍이 NFT에게까지 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NFT 시장을 주도했던 히트작들이 인기를 계속 유지하지 못했고 NFT 특유의 참여에 대한 보상이 원할하게 진행되지 못한 것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초기 NFT를 NFT 1.0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들을 NFT 2.0으로 각각 정의하고 현황을 살펴본다.

| NFT 1.0 : 아트, 프로필 사진, 그리고 게임


NFT의 시작이 언제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대중화의 기폭제가 된 계기는 각 분야별로 비교적 분명하게 존재한다. 예술 분야에 속하는 아트 NFT에서는 비플의 크리스티 경매이며 프로필 사진(PFP) NFT에서는 BAYC의 등장이다. 게임 NFT에서는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Sky Mavis)가 제작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의 흥행을 들 수 있다.

2021년 비플(Beeple)의 NFT 작품인 ‘Everydays : The First 5000 Days’의 7천만달러 낙찰로 예술계를 강타한 아트 NFT는 이후 팍(PAK), 엑스카피(XCOPY) 등의 등장으로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대체불가라는 단어에 걸맞게 예술 작품의 희소성과 고유성을 디지털에서도 보존해 줌으로써 예술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예술품의 가치 형성에 매우 중요한 공연성과 전시성에서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근 인기가 꺾이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인 '참여'를 예술에 녹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PFP(Profile Picture, 프로필 사진) NFT는 2017년 만들어진 크립토펑크(CryptoPunks)가 시초로 꼽히지만 2021년에 나온 BAYC가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른바 코인 거부들의 자기 어필과 유흥 수단을 컨셉으로 삼으면서 암호화폐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문화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NFT 보유자에게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 이용권리를 부여하면서 다양한 2차 창작과 상업적 활용까지 보장함으로써 넓게 확산되는 사례를 보여줬다. 이로 인해 아디다스를 포함해 다양한 기성 기업들이 BAYC를 구매하고 캐릭터를 활용한 여러 상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프로필 사진이 핵심인 소셜 미디어에서 NFT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폭넓은 대중화에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BAYC의 개발사인 유가랩스(Yuga Labs)는 자체 메타버스와 이를 활용한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게임 NFT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2017년 등장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가 원조로 꼽히지만 이후 엑시 인피니티가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화됐다. 게임 캐릭터는 NFT, 게임 내에서 얻는 재화는 코인으로 구성하면서 NFT에 대한 투자를 게임 내 P2E 코인으로 회수하는 구조를 확립했다. 엑시 인피니티의 코인인 AXS는 2021년 최고 160달러를 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와 회수라는 현실 경제와 게임 내 인플레이션 구조와 사용 가치 제공이라는 게임 경제간의 충돌은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다.

| 인공지능-메타버스 결합으로 1.0 극복 시도 


아트 NFT에서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 예술에서 예술가는 점점 직접 그림을 그리기보다 예술작품을 고안하는 기획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실제 그림을 그리는 역할로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Dall-e)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쓰인다. 과거 생성형 AI가 PFP NFT에서 눈, 코, 입 등 외모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역할로 사용됐던 것에서 예술 분야까지 확장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스페인에서 개발된 AI인 ‘보토’의 NFT 4점이 약 11억원에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기존 화백의 작품에 생성형 AI로 채색, 보정 등을 한 새로운 작품을 NFT로 내놓는 시도가 진행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생성형 AI가 예술 작품에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통로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원작에 대한 2차 창작을 허용할 경우 AI로 작품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또 예술가가 내놓은 방대한 기획을 일반인들이 모두 모여 완성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는 이미 팍(PAK)이 다수의 민팅으로 완성되는 예술작품을 내놓으면서 적용한 방식이다. 블록체인으로 가능한 참여를 예술에 적극 활용하는 NFT 2.0이라 할 수 있다.

PFP NFT에서는 예술성을 담보로 하는 가치가 통용되지 않는다. 그보다 사용자들의 관심에 기반한 희소성과 사용성이 가치를 만든다. 따라서 최근의 PFP NFT는 사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것을 넘어 멤버십이나 다른 부가가치를 추가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할 시도는 기성 기업들의 NFT 접목이다. 스타벅스의 오딧세이(Odyssey)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 오딧세이는 기존 운영해온 프리퀀시 프로그램을 ‘디지털 여정’이라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멤버십에 준한 NFT 프로그램인 오딧세이를 런칭했다. 오딧세이 보유자는 활동 내역에 따라 스타벅스의 신음료 시식 권한을 받거나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커피 농장 여행권을 제공받기도 한다. 이를 통해 NFT의 가치도 자연스레 올라간다. PFP를 넘은 새로운 형태의 NFT라 할 수 있다.

게임 NFT에서는 현재 메타버스와의 접목이 가장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컴투스, 넷마블 등 여러 게임사들이 게임, NFT, 그리고 메타버스간의 연동을 시험하고 있다. BAYC의 개발사인 유가랩스도 아더사이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NFT와 암호화폐의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무한한 디지털 생태계의 가능성을 지닌 메타버스와의 접목은 분명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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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영
ZDNet코리아 및 매일경제 기자, 디스트리트 편집국장을 거치며 디지털자산과 진보된 미래를 집중 탐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경미디어그룹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엠블록컴퍼니'에서 최고전략담당자(CSO)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과학저널리즘을 전공하고,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재무금융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