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te] 혁신 조직의 첫 발걸음, "애자일(Agile)" - 1편
2022.11.07

Editor's Note


2021년 재직중인 회사 내에서 운영 중이었던 신기술연구모임(R&D)에서 도출된 과제들을 보고하던 중 한 아이템을 실제 추진했습니다. 파괴적 서비스를 시장에 던진 기업들을 벤치마킹을 하며 당시 연구모임의 리더 및 사내 소프트웨어공학 전문가인 팀장과 함께 ‘일 하는 방식’의 변화를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변화의 과정은 제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이는 혁신을 추구하는 그 어떤 조직에서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첫번째 콘텐츠로 지난 1년간 제가 몸담고 있는 BC카드 pay-Z TF가 어떠한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했는 지 관련 개념들을 소개하며 실제 효과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이 글을 통해 금융권에서 기술 및 SW 역량을 내재화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애자일 조직 문화를 고민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목차

  1. 애자일 방법론의 기본 개념
  2. 스크럼과 몰입
  3. 애자일의 성과, 그리고 최고의 복지는 "뛰어난 동료"



| Intro. "애자일, 변화를 위한 첫번째 발걸음"


금융과 지불결제 시장은 큰 변화의 흐름을 겪고 있습니다.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술 없이는 금융도 더이상 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테크사들은 금융에 기반한 서비스를, 금융사들은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금융과 기술 사이에서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언젠가는 다가올 현실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앞당긴 디지털 기반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는 니치(Niche)로만 여겼던 서비스들이 기존 금융업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버린 파괴적 서비스(Disruptive Service)로 자리 매김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애자일 조직 문화와 관련된 핵심 개념인 "MVP"에 대해서 짚어봅시다.


| MVP (Minimum Viable Product)


먼저 MVP란 Minimum Viable Product 약자로 최소 생존 가능한 제품을 의미합니다. 애자일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입니다. 서비스를 구축하는 전 과정이 고객의 피드백에 의해 고도화 됩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MVP는 최초에 스케치업 수준의 서비스를 출시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수용 하면서 발전합니다.

B2B, B2C 등 서비스의 유형이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제품들을 출시하기 위해 수시로 변하는 고객의 피드백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긴 시간을 들여 제품 개발을 통해 서비스를 출시하지만 그제서야 고객의 요구와 동떨어짐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 쏟은 막대한 비용을 허공으로 날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애자일 방법론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자 고객과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기존 Waterfall (폭포수) 방식과 다르게 최적의 비용과 리소스를 사용 되도록 합니다.

<자료 1. MVP 이해도(출처 : twitter @ghOlt)>


애자일 조직에서는 MVP 사상이 전반적으로 공유되어야 합니다. 조직 내 MVP 컨센서스(Consensus)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팀원은 자연스럽게 애자일 조직에서 도태됩니다. 도태된 인력은 그대로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되기 때문에 조직 내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MVP가 애자일 조직 사상으로 명확하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난 1년 동안 pay-Z 비즈니스 스펙트럼은 커머스, BNPL, 글로벌 QR Cross-border, 미술품 갤러리까지 확장되었지만 초기 MVP 모습은 모든 카드사들의 결제를 수용 가능한 결제/정산의 이커머스(e-commerce)로 시작했습니다. MVP를 통해 비즈니스 오너(BO, Business Owner)의 요구사항에 따라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SW기술을 채택하여 단기간에 이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할 수 있었습니다.

MVP에 기반한 애자일을 결정한 순간부터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비즈니스의 방향과 함께 쌓이는 것이 기술의 부채입니다. 애자일에서는 매순간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비즈니스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애자일에서는 비즈니스의 스펙트럼과 아울러 기술의 스펙트럼도 확장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SW기술은 목적을 대체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이 나타나면 기존 기술들을 대체한다는 데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pay-Z 서비스의 초기 MVP를 위해 bootstrap, mustache, tomcat이 활용되었지만 고객에게 더 나은 UI/UX와 서비스 효율화 등 지속적인 프로덕트 개선을 통해 초기에 도입 되었던 bootstrap은 tailwind/scss로, mustaches는 react/next.js와 flutter로, tomcat은 undertow로 대체되었습니다. 비즈니스가 확장/지속 되면 도입한 기술은 레거시(Legacy)가 되고 이후 또 다른 새로운 기술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애자일 MVP는 정식 서비스로 시작되면 이후 지속적인 비즈니스 변화에 직면하기 때문에 기술 리더는 우선순위를 정해, 앞으로 조직과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술들을 확보하고 조직의 성장을 고려하여 기술의 부채에 대한 해결책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술 리더는 스스로 먼저 나서서 학습하여 전파를 시키는 에반젤리스트(Evangelist)의 역할도 해야 하므로 기술 변화에 더욱 민감해야 합니다.


| 애자일 방법론의 시작 (이니셔티브, 에픽, 스토리)


애자일 비즈니스 용어로는 이니셔티브, 에픽, 스토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을 구성하는 큰 관점의 목적이 존재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들과 목표를 위한 세부 태스크들로 구성됩니다. 애자일에서는 목적을 이니셔티브, 목표를 에픽, 에픽을 달성하기 위한 스토리들로 구성됩니다.

<자료 2. 애자일 방법론 구조>


이니셔티브(Initiative)

이니셔티브는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Goal)입니다.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달성”, “2025년까지 오픈 플랫폼으로 시장 점유율 1위 달성”과 같은 비전 혹은 방향을 의미합니다. 아주 큰 범위의 목표와 같습니다. 

에픽(Epic)

애자일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구성원들과 공동의 목표(Objective)가 바로 에픽(Epic)입니다. 애자일 프로젝트에서는 규모가 있는 하나의 서사(에픽)를 위해 서사를 완성 시키기 위한 여러 스토리(Story)들로 구성됩니다. 2022년 1월 Pay Z 팀 내에서 앞으로 Pay-Z 사업을 어떻게? 어떤 스토리로 이뤄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의 토론과 의견들을 취합 후 ’2022년 1분기 내 Pay-Z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구매자, 판매사업자 확대 수용 기반 마련’이란 에픽이 만들어졌습니다. 단, 에픽은 여러 개가 채택되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습니다.

스토리(Story)

’2022년 1분기 Pay-Z 서비스 고도화’라는 에픽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비즈니스 파트와 개발 파트 구성원들의 회의와 아이디어들이 정리하여 나타낸 필요사항, 혹은 요구사항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구성할 때는 자세한 프로세스들을 적지 않고 ‘이러한 스토리들이 만들어지면 에픽을 달성할 수 있겠다’ 싶은 것들을 MECE적인 관점에서 작성합니다.

<스토리 구성 예시>
  • 구매자 결제 편의성과 판매자 수용 확대를 위해 타 카드사 결제 확대
  • 프로토타입에 가까운 UI/UX를 좀더 세련된 UI 개선이 필요
  • 장바구니, 묶음배송 등 빅테크 쇼핑 플랫폼에 가까운 다양한 기능 제공
  • 법인 판매자, 비사업자 판매자 확대 등을 통한 서비스 확대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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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BC카드 pay-Z TF에서 풀스택 개발자이자 Tech 리더로서, 차세대 프로젝트 아키텍트 및 IT신기술 기획, 검토 등 다양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사내특허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개발자의 길을 걸어오며 삶의 다양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분석해보는 즐거움 덕에 사내외에서 인공지능 및 데이터분석 관련 강의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