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는 AI 시장의 메기일까
2025.04.01

딥시크는 AI 시장의 메기일까

by 김준회(BC카드 카드사업기획팀)


딥시크가 불러온 파장


지난 1월 20일 중국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AI 모델 딥시크가 출시된 직후 AI 전문가들의 관심을 빠르게 사로잡았고, 27일 인공지능 AI 테크 기업의 대표라고 불리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무려 16.84% 하락하였다. 이는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큰 하락 폭으로, 약 860조원의 가치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고 약 2.5개의 삼성전자 기업이 사라진 것과 같다. 과연 딥시크란 무엇이고, 왜 인공지능 AI 모델 하나가 글로벌 대기업의 주가를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시켰을까?


딥시크란?


 딥시크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Chat GPT와 같은 AI 기반 챗봇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설명에 따르면, 딥시크에 사용된 모델은 약 600B 이상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로 최고 수준의 국제 모델과 성능이 유사하며, 더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딥시크 AI 모델인 R1과 오픈AI의 O1 모델은 성능이 유사하면서도 개발 비용은 딥시크가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 연구진이 발표한 개발 비용은 약 80억원으로, 오픈 AI 개발비용 수십억 달러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셈이다. 현재 성능과 개발 비용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딥시크 개발에 소요된 비용이 80억원을 훨씬 웃돈다고 하더라도 오픈 AI의 O1 모델보다는 더 저렴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이 때문에 향후 딥시크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현재보다 훨씬 저렴해질 것이고, 이로 인해 대규모 언어 모델 개발에 소요되는 GPU 그래픽카드 칩(이하 GPU)의 수요가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향후 GPU의 수요는 정말 낮아질 것인가?


딥시크 사건의 오해와 본질


 삼성 Tech 리포트 ‘Seeking Deeper: DeepSeek 사건의 오해와 본질’에 따르면 딥시크 모델에 사용된 경량화 기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며, 연구 및 실험, 아키텍처, 데이터 구축에 소요된 비용은 반영되지 않은 숫자라고 한다. 또한 딥시크가 제시한 모델의 방향성은 엔비디아의 기술 로드맵과 일치하며, AI 기술 방향이 추론으로 확대되기 위한 자연스러운 효율화 작업이라고 말한다. 이는 AI 모델의 흐름이 대규모 학습에서 추론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추론 영역에 대한 비용이 효율화 되면서 AI-Agent에 대한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에는 높은 비용으로 인한 AI 모델 도입 장벽이 낮아졌으며, 특히 한국과 같이 제한적인 CAPEX(Capital expenditures) 상황에 놓여진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더 낮은 반도체 비용으로 비슷한 성과를 내면서 AI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1.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하이클로바의 경우에도 오픈소스로 공개된 모델들을 학습하여 개발했었기 때문에 딥시크와 같은 비용 효율적인 오픈소스 모델은 오히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On device AI 내러티브를 촉진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 시장의 메기, 딥시크


 미꾸라지가 있는 연못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헤엄치며 생존력을 높이게 된다. 이렇듯 메기 효과란 강력한 경쟁자를 통해 전체의 분위기를 활성화 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인공지능 AI 모델 딥시크는 AI 시장의 메기이며,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과 경각심을 끌어올려 AI 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융권에서는 22년 11월 ChatGPT가 출시된 이후 대형 금융사 위주로 오픈소스 AI를 활용한 자체 모델을 개발하여 업무 효율성 개선에 활용하기 시작하였고, 24년 12월 ‘금융권 생성형 AI 활용 지원 방안(금융위원회)’이 발표되면서 생성형 AI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저비용 오픈소스 AI인 딥시크 R1모델의 등장으로 기존 생성형 AI 성능 개선 및 비용 감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대형 금융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 금융사에서도 비용 효율적인 오픈소스 AI를 바탕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금융 AI 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기 딥시크가 지급 결제 시장에 가져올 여파는?


 딥시크는 저비용 고효율의 오픈소스 AI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는 기존의 막대한 자본력 기반의 ‘규모의 경제’ 논리가 지배적이었던 AI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AI가 가져올 바람은 시작은 초개인화 마케팅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AI 선두주자의 대표였던 네이버의 경우에도 글로벌 빅테크에 비교하면 기술력이나 연구가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제는 고비용 AI 칩이나 대형 데이터센터 없이도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3월 12일 오픈소스 AI를 기반으로 개발한 자체 모델을 통해 AI 커머스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고객의 과거 구매 데이터와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선호도를 분석하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최근 금융권에서도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카드는 57개의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원더카드’와 연계된 초개인화 서비스 플랫폼인 ‘원더마켓’, 고객 서비스 혜택을 세분화하여 제공하는 현대카드의 ‘3층 시스템’ 그리고 인슈어테크 기업인 해빗팩토리의 ‘고객 맞춤형 보험상품 추천 서비스’ 등이 초개인화 마케팅의 추세를 보여준다. 즉, 기존의 개인화된 마케팅에서 더 나아가 향후에는 고도화된 AI 모델을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고 섬세한 분석을 통해 고객 자의적인 선택 영역이 줄어들고 자동으로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의 추세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끝”.

1 출처 : 삼성 Tech 리포트 ‘Seeking Deeper: DeepSeek 사건의 오해와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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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회
BC카드 상품개발팀, 데이터분석팀, 데이터사업팀을 거쳐 현재 카드사업기획팀에서 근무 중인 그는 연세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인공지능융합학 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이론과 실무적 역량을 두루 갖춘 AI·빅데이터 전문가입니다.